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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칼럼)[기고] 지역 디자인 산업, 어디로 가고 있나 (20220719)

작성자유니디자인 등록일2022.07.22 조회수1364

인천은 참 역동적인 도시다. 항공, 항만, 내륙과 연결되는 인천은 다양한 산업과 지역성과 역사성이 공존한다.

출범 17년차인 사단법인 인천경기디자인기업협회는 인천디자인전문회사협회와 (사)인천디자인기업협회를 거쳐서 올해는 경기권까지 확장하면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다양하고 역동적인 지역 환경 속에서 나름 디자인 분야에 특화된 민간단체로 디자인 제품 개발수행, 디자인기업 창업보육, 전문가 컨설팅 등 지역의 디자인 산업에 일조를 하고 있다.

디자인기업협회가 민간단체로서의 디자인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면, 인천테크노파크 내에 있는 인천디자인지원센터는 기관으로서 인천지역의 디자인 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인천의 주력 제조업인 금속, 기계, 전기전자 제품에 대한 디자인 지원뿐 아니라 로봇이나 뷰티, 농촌 융·복합 분야도 해당 부서들과 협력해 디자인 개발지원을 하고 있다. 


무궁무진한 고부가가치 산업
전문적인 정책·지원 필요
지원기관·민간 전문단체 협동


디자인 산업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요즘 디자인업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

인천시 디자인기업들은 수도권에 있다 보니 인천의 지방비로 사용되는 디자인 관련 사업에도 서울 기업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경쟁을 통해 수주에 성공해도 이를 수행할 인력 구하기도 힘들다. 규모가 큰 제조기업들은 자체적인 디자인실이나 디자이너를 보유하고 있고, 급성장하는 IT 공룡기업들은 디자이너를 흡입하고 있다. 학교에서 배출되는 예비 디자이너마저도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몇 수를 하면서 기다리다 보니 타 업종에 비해 비교적 규모가 작은 디자인 기업들은 치솟는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조건에 맞는 디자이너를 수급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아직도 기관에서는 포스터 디자인 25만원, 서체 리뉴얼 디자인에 70만원 등 십 수년 전 가격 그대로 의뢰해 오는 경우도 있다. 더 자괴감이 드는 것은 첫 문의 전화에 "오늘 안에 시안이 나올 수 있냐"라는 질문이다. 이처럼 공공기관이 가진 디자인 산업에 대한 낮은 이해도는 업계를 가장 힘들게 하는 요소다.

부산, 광주, 대전, 대구·경북, 강원에 디자인진흥원이 설립돼 있지만 인천은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 있다는 이유로 설립이 이뤄지지 않았다. 디자인관련 진흥기관은 수도권 규제를 받으면서 디자인관련 사업비는 100억원 전후반 대인 지방의 수준에 비해 20% 내외밖에 되지 않는다.

인천도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에서 추진했던 디자인기업의 디자인상품개발지원, 대구광역시 공동브랜드 '쉬메릭' 육성사업처럼 제조기업의 디자인개발 지원이 아닌 디자인 특화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나 부러움을 샀던 대구 지역의 소식은 안타깝다.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은 대구테크노파크와 합병될 위기에 처해 있다. 유사한 기관들을 합병해 지방재정을 줄이고 유휴 인력을 없앤다는 것이 이유다. 합병 이후 디자인 분야는 축소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천만의 제대로 된 현황조사와
중·장기적 로드맵 구축 시급


오래전부터 섬유산업과 IT산업의 강자였던 대구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배출되는 고급인력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디자인 진흥기관이 구심점이 돼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계속 수요를 창출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디자인 산업과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신산업 창출이 필요한 마당에 이런 통폐합은 아직도 디자인을 제품생산에 필요한 일부로 폄훼하는 것이고, 과거로 역행하는 것이다.

디자인산업은 제조를 위한 부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발전할 수 있는 무궁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디자인을 제조 등의 일부 요소로 보는 평가기준과 접근 방식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전문적인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인천도 디자인지원기관과 민간 디자인 전문단체와의 협동으로 인천만의 제대로 된 디자인산업 현황조사를 진행하고 중·장기적인 로드맵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더 나아가 지금 MZ세대들의 인식 속에 있는 '마계인천'이라는 이미지를 긍정적인 도시로 변화시키는 데에도 디자인의 역할은 중요하다.

/임미정 (사)인천경기디자인기업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