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디자인경영연구소

[천자춘추] 중소기업의 디자인경영
Main page > 오피니언 승인 2015.04.03 저작권자 © 경기일보




벽 시계를 사면서 손목시계를 끼워 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몇 십 년 전의 우스갯소리지만 명함을 디자인하면서 회사 로고 하나 넣어 달라는 주문은 아직도 종종 듣고 있다.

그만큼 CI(Corporate Identity) 즉, 기업 이미지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사실 아이디어로 하는 일이라서 어떻게 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그러나 대기업 어느 회사가 몇 억을 주고 만들었다 하더라 하는 이야기는 거짓말이 아니며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분석, 단순한 도형이나 글자의 형태에 그 기업의 철학과 비전, 제품을 담은 고유 이미지를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제조업 기반이 강한 인천의 중소기업들이 몇 천만 원씩 주고 CI나 BI(Brand Identity)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제품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막상 마케팅이나 홍보를 해야 할 때쯤 되면 개발비용이 소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제품을 구매하는 데 있어서 품질만으로 선택을 하는 시기는 지났으며, 2000년대부터 디자인을 통한 차별화가 상품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면 지금은 마케팅과 이미지, 디자인과 서비스가 결합된 서비스 디자인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 중소기업 사장님은 그동안 기계를 잘 만들어서 많이 팔려고만 애쓰다가 유럽 전시회를 다녀온 뒤로 이 상태로는 도저히 창피해서 해외전시회를 못 나가겠다고 했다.
명함과 카탈로그, 회사 간판까지 제작할 때마다 글자의 모양과 색깔이 달라서 바이어가 같은 회사 제품이 아닌 줄 안다고 하였다. 해외전시회에서 본 기업들은 멀리서 직원이 입고 있는 조끼만 봐도 어느 회사인지 알겠고, 제품이 연상되더라고 하면서 이후에 CI를 정립하였다. 이제 사소한 것 하나라도 제작할 때마다 기업 이미지에 대해 협의를 요청해 온다.

기업 이미지는 생산하는 제품뿐만 아니라 포장디자인, 홍보물, 차량, 유니폼, 인테리어나 건물 외관, 심지어 서비스정신까지 그들만의 이미지가 형성돼 외부에서 느낄 수 있는 통합 이미지를 말한다.

디자인 경영은 창의적인 디자인 마인드와 합리적인 경영 마인드를 결합하여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금은 중소기업들의 디자인 개발을 위해 지원해 주는 기관이 많으며, 2012 ~ 2013년도 수혜기업의 66%가 매출이 증가했다는 통계자료가 나와 있다. (인천경제 통상 진흥원) 대기업들의 자본과 마케팅 공략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디자인 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된다.


임미정 유니디자인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