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힐러, 디자인으로 중국 사로잡다
Main page > 오피니언 승인 2015.05.26 저작권자 © 경기일보
얼마 전 TV 공중파를 탔던 드라마 ‘힐러’는 방송 당시의 시청률이 10%대 안팎에 불과했지만, 종영 이후 국내ㆍ외에서 충성도 높은 팬덤을 형성하며 더 높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힐러는 삼각관계 등의 막장 요소 없이도 더 애절한 사랑을 표현하고, 사회 구석구석의 부조리를 꼬집기도 하며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어필했다.
힐러가 중국에 방영되면서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지창욱은 이민호와 김수현에 이어 한류 열풍의 중심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동영상 조회 수가 4억 뷰를 돌파했고, 중국 SNS인 ‘웨이보’에 지창욱의 폴로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 힐러 방영 당시 중국의 대형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 국내 남자배우 인기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행사에 초청됐다가 너무 많은 팬들이 몰려서 활동이 취소되기도 했다. 며칠 전에는 중국 후난 TV의 ‘쾌락대본영’에 출연해 강한 승부욕과 귀여운 모습을 동시에 선보이며 중국 팬들을 매료시켰다.
여러 언론과 매체에서는 지창욱의 인기 비결로 수려한 외모와 연기력에 대해 많이 얘기를 한다. 그러나 외모, 연기력과 더불어 지창욱의 가장 큰 경쟁력은 그 만의 디자인 감각이다.
그의 디테일한 디자인 감각은 작품 속 캐릭터 마다의 특징을 극대화하며 시청자의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드라마 중 각종 직업으로 변신할 때마다 그 캐릭터의 특징과 직업적인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한 점이 적중하고 있는 것이다.
캐릭터의 특징에 맞는 의상과 소품 하나하나까지 몰입할 수 있는 디자인적 디테일이 그 만의 경쟁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스타일리스트를 비롯한 여러 스태프의 도움이 있었겠지만 최종적으로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배우 본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여배우와 커플 아이템을 착용했다고 스캔들 소동이 났을 때에는 팬이 준 선물일 뿐이라며, 며칠 뒤 뮤지컬 지방 공연에 당당히 그 목걸이를 하고 나타났다. 연예인들에게는 치명적인 스캔들을 신경 쓰기보다는 디테일한 이미지 디자인을 중히 여기는 대목이다.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 라이브(ANDY WARHOL LIVE)’ 전시회에서는 디자인과 관련된 설명을 해주는 내레이터로 등장한다니 내레이터와 그의 디자인 감각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낼지 디자인 업계의 한 종사자로서 사뭇 기대가 크다.
임미정 유니디자인경영연구소장